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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싸늘한 두 손으로 나의 얼굴을 감싸고 살며시 키스했다. 덧글 0 | 조회 104 | 2021-06-04 00:49:02
최동민  
그녀가 싸늘한 두 손으로 나의 얼굴을 감싸고 살며시 키스했다. 나는 눈물을 꾹 눌러 참으면서 으스러지듯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런채로 얼마 동안 있었는지, 우리는 그러다가 침대에 그대로 누웠다.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이 그녀 안에서 함께 녹았다. 그 심야의 버스 여행, 해안에서의 데이트, 새우 요리를 먹으며 지냈던 밤, 트레일러, 비밀의 숲. 우리는 또다시 이름 없는 강 중턱에 있는 솟아있는 바위 위에 있었다. 앨라배마의 붉은 물이 우리들의 주위를 흐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덴이 새와 나무들, 동물과 구름 등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가시나무와 연기 담쟁이덩굴과 모래에 둘러싸이고 있었다. 꽃잎과 돌, 진흙과 피, 키스와 목련과 공포에도 둘러싸였다.66입가에 살며시 웃음을 띠우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가령 그가 그 필리핀인 젊은이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면 당신은 어떻겠어요?그 날은 밤이 될 때까지 고궁을 제트기가 금속음을 내면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기지에는 온갖 잡다한 소문들이 난무했다. 만일 소련군이 침공해 온다면 미국 정부는 쿠바로 옮겨질 예정이라든가, 전략 공군의 폭격기는 지상에서 파괴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뉴욕의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든가. 그 폭격기는 모두 수소 폭탄을 적재하고 있을 것이라든가 하는.처음로 나를 눈치챈 것은 잭 터너쪽이었다.어이, 여긴 루이지애나야.나는 이덴을 봤다. 그녀는 말없이 바닥만 보고 있다.저 등대, 일부러 저런 곳에 세웠을까요?실로 마일즈는 나보다 자유롭게 될 것이다. 나는 당분간 어찌할 도리가 없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갑자기 자유가 그리워졌다. 나도 이곳에서 빠져 나가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단지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저 아파트 3층 왼쪽의 고향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이곳에서 빠져 나가고 싶은 것이다. 딱딱한 규칙과 규율로부터, 에리슨 비행장이라는 지루한 감옥에서 빠져 나가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이덴을 찾고 싶다. 그녀가 어떤 피부를 지니고 어떤 과거를
그러나 자네 솜씨가 뛰어난 것은 사실이네.네 놈이 그를 죽였어, 래드. 네 놈이 그의 관 뚜껑에 못을 친 장본인이란 말이다!그러고 있는데 비행기가 보였어. 그렇게 고공도 아니었어. 고작 3, 4천 피트 정도였을 거야. 모두 다 그걸 알았어. 일제히 환성을 올리며 모두 필사적으로 외치면서 기름에 뒤덮힌 해면을 때리기 시작했지. 그러나 그 비행기는 아무런 기미도 보이지 않은 채 점점 멀어져 가 버렸어. 그리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 난 생각했어. 역시 SOS는 타전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공포가 엄습했어.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어. 만일 SOS가 타전되었다면 지금쯤 몇 십 대의 비행기가 날아와 상공을 선회할 것이라는 건 입밖에 꺼내지 않았지. 그런 말은 절대 하지 않았어. 그렇지만 난 알고 있었어. 그건 그렇다 하고, 따갑게 내리쬐는 뙤약볕의 기세처럼 대단한 건 없었어. 나는 해수를 마시지 않으려고 단단히 입을 다물고 있었어. 힘을 너무 주어 턱의 근육이 아파왔을 정도였으니까. 상어는 배가 불렀는지 돌아오지 않았지. 우리는 오로지 폭염과 싸우면서 해면에 떠 있었어. 그날 밤 다시 비행기 폭음 소리가 들렸지. 그런데 해상어디에선지 신호탄이 쏘아져 올라갔어. 꽤 떨어진 곳에 우리 외의 표류자가 있는 것이 틀림 없다고 나는 비로소 확신했지. 저렇게 신호탄을 쏠 수 있는 것을 보니 배리식 신호 피스톨을 가진 자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신호 피스톨을 가지고 있는 자가 있다는 것은 구명뗏목을 타고 있는 자가 있다는 말이 된다. 신호 피스톨은 구명 뗏목 비품의 하나니까. 비행기 조종사는 지금 쏜 신호탄은 틀림없이 봤을 것이라고 생각되더군. 낮에는 해면이 거울같이 보일테니까 신호탄을 놓칠 가능성도 있지. 그렇지만 밤에는 그런 일이 없어. 표류자가 있는 것을 녀석들이 알아차린 것이 틀림없어. 구원은 눈앞에 있다. 파도에 흔들리고 있는 내 귀에 누군가가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려왔어.거기에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래드.흘끗 차쪽으로 돌아보았다. 이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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