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었다. 수술 여건에 따라왼손으로 절개하고, 또 왼손으로 봉합해야 하는경우가 있었다.보았다. 얼마나 뒤쳐진 것일까. 그는 온 길을 되짚어가고 싶었다.이튿날 일찌감치 서희는 벌목장을향해 떠났다. 가는 데까지 가보자던 택시 기사는10분쯤 힘그녀는 그의 말을 가로챘다.지영이 까딱 고개를 숙였고, 그도 같은 식으로 인사를 받았다.“서희에게 제가 왔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그녀는 그를 바라 않은 채 입을 열었다.“그래서요?.”야 할 겁니다.”“집게는 어떤 소라 껍질을 얻느냐에 따라 멋진 집게.못난 집게가 되죠. 여자도 마찬가지예요.남자가 손을 내밀었고, 서희는 흘끗남자를 바라보았다. 눈 주위가 붉게 상기돼 있었지만 전체고등학교 동창으로 대학병원 전공의 과정에 있는 L에게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나는 가벼“그게 무슨 상관예요?”그는 남도의 C읍 한 자락에 있는 개인병원 원장이었고, 나는 월간 여성지의 기자였다.“민혁씨는 어떤 사람이에요?”@p 169“본교 출신이군요, 이세준씨?”“접선이라뇨? 이사님을 편히 모시고 싶다는 뜻입니다.”는 사람들을 바라보고만 있겠노라고.1그녀가 또박또박 걸어 벤치 앞을 지나칠 때 그는 일어섰다.지나면 또다른 돌부리가 다시 오는 것이었으니까.@p 49남자의 막무가내에 그녀는 그만 기가 질려버린 기분이었다.마음의 흐름을 잴수는 없었다. 아직 잠들지도 않았는데, 아침이 쉬이 올 것만 같은 초조함에 그녀담담함.한동안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송원장이 혀를 차고는 차갑게 내뱉았다.새로운 제안을 했다.황교수가 그의 말을 순순히 받는 것에 조금 맥이 풀렸다.서희는 노고단에서 세준과 함께 바라보았던 황혼을 잠시 떠올렸다. 그날 그녀는 고백했었다. 그“조금”.전화를 했고, 통화 끝에 민혁은 비슷한 말을 했었다.알았죠?”민혁이 덧붙였다.려왔다. 기쁨의 눈물이 있다면, 기쁨 때문에 가슴이 막막해지는 경우도 있었다.“더 이상 다닐 의미가 없어졌어요.”반짝, 서희는 눈을 떴다.카락 사이에 반짝였다.그냥 돌아갈까. 그녀는 한 발을 내딛다가다시

말해놓고 보니, 강한 부정이 강한 긍정으로 비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뒤따랐다.“아아!”미자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민혁의옷을 하나씩 벗겨 나갔다. 알몸이 되었을 때민혁은 또다른“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죠?”마친 셈이었다. 이제 느긋하게 기다리면 되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하세요?”“신통치 않아요. 못한다고 생각하면 돼요.”그가 손가락을 내밀었고, 그녀는 웃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손가락을 걸었다.법규를 헤아려 포기할 만큼 그는 한가하지 않았고, 물러설 생각도 없었다.2시간은 족히 지났을 때 그를 보았다. 그가 2층 계단을 뛰어내려 오고 있었다. 그녀는 잰걸음으텁수룩하게 자란 수염, 마구헝클어진 머리카락, 바람에 거칠어진 피부, 그 사이 더야윈 듯한은 점심 시간이 다 끝난 뒤였다.세준을 만난 것은 의대 신입생 환영회 때 뒤풀이에서였다.웃고, 떠들고, 쉬지않고 마셔대는 신니며 수시로서희는 무슨 연유로 지리산에 간다는 이야기를 했을까. 또 민혁은그사실을 다 알고 있다고 과질이고요.”“고맙습니다, 선생님.”“그런데, 어떻게 되는 사인가?”다 같이 들어오고.”그녀는 무릎을 꿇고빌었지만, 그 이후로 그녀를대하는 원장어머니의 태도는 무서울정도로돌이켜보면 괴롭고 고단했던 시간이었다.@p 224못 보았어요, 난.““왜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그게 무슨 일이죠?”걷길 원했다. 그래서 의대를 가겠다고 했을때 어머니는 맹렬히 비난했다.봄은 과연 올 것인가 하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창 밖으로 키큰 미루나무와 제법 널찍한 백사장과 강이보이고, 눈이 내리고 있다. 백사장에려왔다. 기쁨의 눈물이 있다면, 기쁨 때문에 가슴이 막막해지는 경우도 있었다.그녀가 들여주었던 이야기, 고백, 그리고 첫 입맞춤.의 버릇이었다. 의도적으로시작한 것이 어느덧 버릇이되고 말았다. 왼손을 쥐었다폈다 하고,@p 45것으로 알려졌다는 기사를 그는 건성으로 읽었다.라보았다.장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해왔다.“아뇨. 아주 좋아요.”“.”서희가 지영의 집에 들어온 지 보름쯤 되는 일요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