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금 가격 상승의 필수 전제조건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다. 금 값은 미국 달러화로 매겨지는데, 물가 상승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금을 사게 된다는 게 상식이다. 지난 수년간 전세계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며 금 가격이 내림세를 지속해왔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유가 하락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는 지금은 어떨까. 이에 대해 CNBC는 고물가가 아니라 초저물가도 금 값 상승의 조건이 될 수 있다면서,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도입을 거론했다.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중앙은행에 이어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최근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BK애넷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스콜스버그 전략가는 CNBC에 "마이너스 금리는 금을 보유해야 할 기초적인(펀더멘털적인) 이유를 제공해준다"며 "만약 당신이 금을 보유하고 있고, 상당 기간 가격이 변하지 않는다손 치더라도 일본이나 스위스에서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금과 현금이 경쟁한다는 데 따른 가정이다.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로 현금에 대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상대적으로 금을 보유하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이 갖는 의미는 더욱 심오해진 셈이다. 미국 증권사 RJO퓨처스의 필립 스트레이블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앞으로 금이 가치 저장의 수단이라는 것을 몸소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 현물이 23일(현지시간) 휴일을 앞둔 한 산한 거래 속에 강세 마감했다. 주요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 어 금 수요를 지지했다.